보이싱피싱 사건을 보다보면 어떻게 보이스피싱 조직에 몸담았는지 계기도 알 수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리 좋은 일도 아닌데 국민 DNA에 내제된 홍익인간 정신으로 서로 알려주고, 끌어주고 있다는 거죠. 무슨 말이냐면요. 동네 형, 동생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고 일을 추천해주고, 경찰이나 검찰에 걸리지 않는 법(이라는 것은 없습니다만...)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대림동 변호사 사무실인 대림 법률사무소에서 맡은 사건도 지인 소개로 시작된 일로 그 죄명만 '범죄단체가입', '범죄단체활동', '사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습니다.
거대하고 조직적인 보이싱피싱 범죄단체에 몸담게 된 의뢰인
의뢰인이 속한 조직은 상당히 치밀했습니다. 인천의 폭력조직 출신이었던 한 사람이 베트남에서 보이스피싱 범행 방법을 배워와 중국 청도에서 조선족 한 명과 함께 보이스피싱단체를 조직했습니다. 이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사람을 모집하는 방법 역시 일반적인 방법과 달랐습니다.
여기서 일반적인 방법이라는 것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고액급여를 제공한다고 하고 사람을 모으는 것과 달리, 철저히 지인과 친인척을 연계하여 사람을 모았던 것이죠. 조직에 한번 들이면 여권과 휴대폰을 빼았고, 도주를 예방하기 위해 조직원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의 규모는 팀마다 10명이상의 인원이 속하면서 거대해졌죠.
의뢰인도 고향 선배의 권유로 중국으로 건너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전화대출을 유도하는 전화를 걸게하기 위하여 준비된 매뉴얼을 지급하고 약 2주간의 교육기간까지 있었지요. 이 시기동안 범행방법을 설명해주고 교육하여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조직에서도 중국공안과 연이있으니 걸릴 일이 없고, 한국에서 걸리더라도 관광 때문에 갔다고 하면 된다는 그들의 교육을 믿게 되었던 것이었죠.
이렇게 시작한 일이 약 7개월, 이 사이에 대출전화 인척 전화하여 편취한 돈이 약 6억원 가량으로 6명의 피해자가 매우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검사님은 피고인에게 '5년 구형'과 함께 추징금 200만원을 선고해 달라 판사님께 요청하였습니다.
보이싱피싱 콜센터 상담원 일에 대한 변호포인트
1. 적극적인 수사협조
우리는 검찰조사 등을 성실히 받았던 의뢰인과 함께 수사협조에 대한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습니다. 수사협조를 잘했다는 것은 진술이나 심문조사를 잘 받았다는 것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체포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은 범죄단체 활동으로 알게된 보이스피싱 혐의자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밝혀 수사에 적극 협조했죠. 더불어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었고, 각 팀의 위치와 사무실 내부 등을 설명하는 등 수사에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 주목하여 변호했습니다.
2. 초범임 점
의뢰인은 이 사건 이외에는 범행을 저지를 적이 없었습니다. 지인의 말에 중국으로 가기는 했으나, 이미 힘든 생활고로 남아있던 대출금이 발목을 잡아서 일을 하게 되었던 것이죠. 중국에서 귀국한 후 체포되기 전까지는 매우 성실하게 식당에서 일을 배우며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3. 피해자들과의 합의 및 피해자의 처벌불원
피고인은 이 사건을 재판을 앞두면서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조심스럽게 요청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분노하셨지만 피고인의 딱한 상황을 알고 용서와 합의를 해주셨죠... 게다가 본인들의 피해가 전부 회복되었으니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합의서를 제출해 주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보이스피싱 범죄단체 활동으로 피해를 끼친 6명의 피해자 중 5명의 피해자분들만 연락이 닿아 합의가 완벽하지는 못했다는 점입니다...
판결, "징역 1년 6월, 추징금 200만원"에 처한다.
판결은 범죄단체활동 및 가입에 대한 검사님의 5년 구형에서 약 80% 가량이 감형된 징역 1년 6월로 판결이 되었습니다. 검사님이 요구한 추징금 2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여기서 추징금은 부가형에 해당되는 형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합의를 1명 빼고서 거의 다 진행했기에 징역형이 나와도 1년 미만을 예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상당히 아쉬워 하고 항소를 준비중입니다.
최근에 알게된 사실에 의하면 보이스피싱으로 재판을 받는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합의를 100% 진행하지 못하면 크게 감형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피고인들이 합의를 미리 받고 나눠서 매 심급마다 제출하여 감형을 받는 전략을 펼치기도 하는데, 이게 피고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방법이 되면서 재판부에서도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판사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런 방법을 "꼼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전원 합의를 하면 '확 감형'을 해주는데, 그렇지 않으면 크게 반영이 되지 않는 다는 거에요.
물론 이번 소송 역시 우리는 항소심을 준비할 예상을 하면서 1심 재판을 마무리 했습니다. 의뢰인 분들도 이러한 결과를 상담부터 각오하셨습니다.
충분히 예상 할 수 있는 결과 였으니까요. 남은 일은 연락이 닿지 않는 마지막 한 사람을 어떻게든 연락을 닿게 하여 합의를 진행해야겠지요...(화이팅) 보이스피싱 가득한 대림동 변호사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경험이 쌓입니다. 우리는 결국 또 방법을 찾겠죠... 이제 항소심만 잘 준비하면 되겠네요.
2심에서 더 좋은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또 이어서 포스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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